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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가 대한민국에 미칠 영향 (feat. COP28의 주요 성과)

by 썬뭉멜로디 2024.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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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23년 12월 둘째주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에 참석했다. COP는 Conference of the Parties의 약자로 '당사국 총회'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당사국(Parties)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가입한 나라를 말한다.

유엔기후변화협약 관련해서는 다음 챕터때 다루도록 하겠다.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하면서 매해 열리는 COP에 참석하는건 작년이 처음이었다. 유엔 국제회의의 시스템과 규모는 올림픽 저리가라 싶었다. 과거에 출장을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익히 들었지만 그 속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았다. 우리도 세계동향을 살피고 최근 이슈가 되는 부분을 스터디하는 목적이 컸다.

 

 이번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28회째를 맞이했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셧다운되었던 2020년을 제외하면 29년간 지속 계최되고 있다. 이번 총회에는 198개 당사국을 포함하여 국제기구, 산업계, 나와 같은 시민단체 등 전세계 9만여명이 참석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고 한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서 벌어지는 일

 

회의는 각 의제별로 각 국 정부협상단이 모여 의제를 다루는 규약집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가지 중요 의제들이 있었지만, 이번 총회에서 가장 큰 주제는 전지구적이행점검(Glocal Stocktake, GST) 이었다. 파리협정 채택 이후 최초로 실시되었다. 지구온도상승 1.5도 억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까지의 각 국의 현황과 2050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시나리오를 되집어 보기 위해 파리협정에서 정한 규약 중 하나이다. 

 

GST를 통해 암울한 현 시점이 밝혀졌지만 각 나라별 이해관계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를들어 회의 전 사무국에서 문서를 공유해주면 각 국 담당자가 사전확인 한 뒤 회의장에서 A라는 문장을 B라는 문장으로 변경하고 싶다. 그 이유는 이렇다. 라고 이야기를 하고 이의 접수 후 현장에서 수정한다. 

 

수정 작업 과정은 현장에 띄워진 큰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공개된다. 현장에서 바로 수정하고 수정하는 사람의 노트북화면이 보여진다.

문장 하나, 단어 하나가 각 국에 미칠 파장이 크기에 모두들 심사숙고 하고있다. 단어의 늬앙스를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외교부 협상단 정말 최고다. 

 

전지구적 이행점검(GST) 결과문서 도출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마찰. 그리고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산업개도국과 도서개도국 등 기후최약국들 간의 첨예한 대립이 있었다. 그 누구도 물러서지 않는거다. 이러한 대립으로 계획된 회의 종료 시간을 하루 넘겨서까지 협상이 진행되었고, 역사상 최초로 유엔 기후변화협약 문서에 '화석연료'라는 단어가 기입될 수 있었다. 

에너지 부문에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Transitioning away from fossil fuels in energy systems)

 

한가지 아쉬운건 에너지 시스템이란 단어로 제한을 두었기 때문에 플라스틱 등의 화석연료를 원료로 하는 업계는 제외되었다. 이를 통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은 이번 합의문이 실제 화석연료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밝혔다. 

 

석탄발전과 관려해 '감축'노력을 강화한다는 문구가 담겼지만, 석탄발전 앞에 '배출 온실가스가 저감되지 않은(unabated)'란 전제가 붙어 '온실가스가 저감되지 않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정의되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이를 통해 어느정도는 기간의 유예를 가지고 올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정부협상단이 협상하는 회의장

 

문제가 되는 GST 결정문 제28항 이다.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유지하기 위한 깊이 있고, 신속하고, 지속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당사국들이 파리협정과 국가별로 다양한 상황과 경로,접근방식을 고려해 국가가 결정한 방식으로 다음과 같은 전지구적 노력에 기여할 것을 요구한다.

(a) 203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3배로 늘리고 전세계 연평균 에너지 효율 개선 속도를 2배 증가시킨다.
(b) 온실가스 배출 감축 수단 없는(unabated)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줄이기(phase-down) 위한 노력을 가속한다.
(c) 탄소중립(넷제로·이산화탄소 순배출 0) 에너지 체계를 향한 전지구적 노력을 가속하고 금세기 중반 이전이나 그 무렵까지 무탄소·저탄소 연료를 사용한다.
(d)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에)결정적인 시기인 10년(2021~2030년)동안 공정하고, 질서정연하고,공평한 방식으로 에너지 체계의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전환(transitioning away)을가속한다.
(e) 특히 감축이 어려운 부문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탄소 포집과 활용, 저장과 같은 저감과 제거 기술, 저탄소 수소생산과 같은 무탄소·저탄소 기술을 가속한다.
(f) 비이산화탄소 배출,특히 메탄 매출의 저감을 가속하고 2030년까지 실질적 감축을 달성한다.
(g) 인프라 개발과 신속한 무탄소·저탄소 자동차 활용을 포함한 다양한 경로로 도로 교통에서 초래되는 배출가스의 감소를 가속한다.
(h) 에너지 빈곤이나 탈화석연료 전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가능한 한빨리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GST는 2025년까지 마련되어야 하는 2035 NDC에 GST 결과를 반영하라는 취지다. 1차 GST 결과가 반영된 차기 NDC는 COP30(2026년 11월 예정) 개최 최소 9~12개월 전에 제출해야 한다. 또한 COP28 개최국인 UAE와 COP29 개최국인 아제르바이잔, COP30 개최국인 브라질이 주도하는 'Roadmap to Mission 1.5'를 출범해 2035 NDC 목표 향상 및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국제협력과 이행을 강화 하기로 했다. 

 

2026년 2차 GST 준비작업을 시작해 2028년 2차 GST를 실시할 예정이다.

 

감축(Mitigation) 관련 주요 성과

 

COP26과 COP27에 이어 저감정차 없는 석탄에너지의 단계적 감축(phase-down) 및 비효율적 화석연료 보조금 단계적 폐지(phase-out) 노력을 재확인했고, 이 외에 2030년까지 메탄 등 비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운송 부문 배출량 감축 노력 강화에도 합의했다.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주요성과

 

지난해 제27차 총회에서 최초로 출범을 합의한 ‘정의로운 전환 작업프로그램(JTWP)’의 설계 및 운영방안에 대해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타협안으로 ‘정의로운 전환 작업 프로그램(JTWP)’을 2024년부터 착수 하여 2026년까지 운영 후 재검토하고, 별도 대화체(dialogue)를 구성하여 에너지, 사회경제, 노동력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기회, 도전과제 및 장벽 등의 의견을 공유하기로 했다.

 

파리협정 제6조(국제탄소시장)

 

파리협정 제6조(국제탄소시장)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기술지침 협상에서 당사국 간의 이견차이로 합의에 실패하고 내년도에 계속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제6.2조 정보 제출 양식 등 국제 감축 사업 이행에 필요한 세부 기준 마련에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되고, 제6.4조 메커니즘 사업의 등록 개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적응(Adaptation) 관련 주요 성과

 

지난해 제27차 총회에서 전지구적 적응 목표 체계 설립에 착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회기 전 4차례의 워크숍과 총회 기간 중 치열한 논의 끝에 전지구적  적응 목표  체계(Framework for the Global Goal on Adaptation)’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전지구적 적응 목표 체계는 전 세계 차원에서 달성해야 하는 부문별 및 정책주기별 목표치(target)를 제시하고 있으나, 구속력은 없어 각 국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 세계가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며, 아직 발전 가능성이 상당부분 남아있다는 점에서 향후 긴밀한 동향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Finance 관련 주요 성과

 

신규재원조성목표(NCQG)를 2024년 말까지 마련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했으며, 이를 위해 특별작업프로그램 활동을 강화하고 COP29 이전 당사국 간 협상문 초안 마련하기로 했다. 공공자금뿐 아니라 다양한 출처를 통한 기후자금 확대에 노력하고, 2025년까지 기후기금 연간 1,000억 달러 규모 조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관련 주요 성과

 

이번 총회의 개막식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기금의 운영방안을 담은 결정문이 채택되었다. 지난해 제27차 당사국총회에서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기금 및 지원체계를 마련하기로 합의한 지 1년만으로, 당사국들이 그간 준비위원회(Transitional committee)를 구성해 다섯 차례 회의를 통해 마련한 권고안과 같은 내용이다.

기금의 초기재원 조성과 관련하여 아랍에미리트(UAE)는 1억불 공여를 약속하며 의장국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였고, 독일, 미국, 일본 등 일부 국가들도 정상회의를 통해 재원 공여를 선언하였다.

 

투명성(Transparency) 관련 주요 성과

 

파리협정 투명성 체계 협상에서는 1년 앞으로 다가온 격년투명성보고서 (BTR, Biennial Transparency Report : 모든 당사국이 '24년부터 격년 주기로 UN에 작성·제출해야 하는 보고서 / 1차 BTR은 2024년 12월 31일까지 의무 제출)의 작성 및 제출 기한 준수를 위하여, 개도국에 필요한 재원과 역량 배양 지원 현황을 확인하고, 2025년 6월까지의 구체적인 지원 계획 등을 담은 결정문을 최종 채택했다. 앞으로 선진국들의 경험을 개도국에 공유하기 위한 촉진적 대화체(facili tative dialogue) 운영, 개도국의 BTR 작성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지구환경금융(GEF)과 개도국 간 워크숍 개최 등을 통하여 개도국에 대한 구체적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건 이것들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다.

COP28의 대한민국 주요 시사점

 

우리나라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서약,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 서약에 가입했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서약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11TW넘게 늘리고, 에너지 효율 개선율을 2배로 확대하자는 서약이다. 단,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3배로 확대하자는 것일뿐 국가별로 무조건 3배를 늘려야 하는 것은 아니긴 하다(e.g. 브라질은 “자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이 높은 만큼 역내 재생에너지 3배확대는 어렵다. 그럼에도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 밝히며 가입. 총 130개국 서명함. 중국, 인도, 사우디, 러시아는 서명하지 않음)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 서약은 2050년까지 원자력 에너지 발전 용량을 3배로 확대하자는 서약이다. 대한민국, 미국, 프랑스, 핀란드, 가나 등을 포함한 22개국이 가입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대'와 '원자력발전 용량 3배 확대'라는 '상충하는 목표'를 동시에 지지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김진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전략지원관은 "(원전 용량 3배 확대는) 국내에서 원전을 늘리는 부분뿐 아니라 다른 국가가 원전을 효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도 포함해 지지한 것이기에 상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합의가 각국에 구체적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될 수 있는 부분은 반영될 것"이라고 답했다. 

 

NDC 목표 상향 압박에 따라 감축노력 강화가 필요하다

전 지구적 이행점검 결과 파리협정 목표 달성이 불투명하게 나타나며 더욱 강력한 이행체제  구축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2025년 예정된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갱신 시 보다 높은 기준이 요구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2022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574억톤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UNEP는 2030년까지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낮추지 않으면 파리협정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분석하며 더 강화된 NDC 목표치를 설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도 탄소다배출 국가기 때문에 산업 부문을 포함해 전 분야에서 감축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감사원은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대한민국 NDC) 상향안의 산업 부문 감축 목표량의 약 56%가 감축목표 수립 과정 내 감축수단 및 감축량에 대한 실현가능성 검증 체계 미비를 이유로 이행이 어려울 것이라 지적했다. 

 

화석연료로부터의 에너지원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화 및 재생에너지 2030년까지 3배 확대 합의에 따라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관련 정책 궤도수정이 필요하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53,182Gwh로 전체 발전량의 8.9%를 차지하고 있다. 그 외 석탄이 32.5%, 천연가스 27.5%, 원자력이 29.6%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까지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기존 30.2%에서 21.6%로 조정한 바 있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글로벌 서약 내용을 반영하고 발전단가, 인프라 등 개선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이런 집회와 시위도 일어난다